THE JOURNAL

내가 가죽 재킷을 소화할 수 있을까?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누구나 한 번쯤 던져봤을 질문이죠. 대부분 ‘가죽 재킷은 소화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을 테고요. 이는 디자인 때문이 아닌, 사람들이 가죽 재킷에 대해 갖고 있는 강렬한 이미지가 영향을 끼쳤을 겁니다.
확실히 가죽 재킷이 주는 무게감이 있습니다. 소재 자체의 특성도 있지만, 수십 년에 거쳐 완성된 거칠고 나쁜 남자, 록 스타 이미지가 이에 한몫하죠. 당장 떠오르는 스타일 아이콘들을 살펴볼까요? 영화 <와일드 원>의 반항적인 폭주족 말론 브란도, 펑크 록의 선구자 라몬즈, 영화 <대탈주>의 당돌한 2차 세계대전 영웅 스티브 맥퀸 등. 자, 이제 평범한 직장인 홍길동 씨가 가죽 재킷 입는 걸 망설이는 이유를 아시겠죠?
처음에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입어보면 그 진가를 금방 알 수 있죠. 놀라울 정도로 편안하고, 세월이 흐름에 따라 아름답게 흔적이 녹아들며,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다시 시도해 볼 마음이 생기셨나요? 그렇다면 미스터포터가 소개하는 멋스러운 가죽 재킷 연출법을 참고하세요.
01. 빈티지 바이커 재킷

가죽 재킷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는 빈티지 바이커 재킷을 소개합니다. 재킷 앞면을 비대칭으로 가르는 지퍼부터 리벳, 포퍼 그리고 벨트 고리와 견장 디테일까지. 다양한 요소가 모였습니다. 1928년 디자이너 쇼트(Schott)에 의해 처음 탄생했고, 1950년 영화 <와일드 원>에서 말론 브란도가 착용하면서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고 해요.
생 로랑(Saint Laurent)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이커 재킷의 대표주자입니다. 올드 스쿨의 매력을 그대로 간직하되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슬림하고 도시적인 실루엣을 선보이고 있죠.
바이커 재킷의 스타일링 포인트는, 나머지 의상을 심플하게 유지하는 겁니다. 후디와 진, 아디다스 오리지널 스니커즈에 토드 백과 캡 모자로 절제된 룩을 연출하세요. 자크 마리 마지(Jacques Marie Mage)의 볼드한 블랙 선글라스와 톰 우드(Tom Wood)의 실버 시그넷 링으로 좀 더 과감한 록스타 분위기를 내도 좋고요.
02. 럭셔리 가죽 재킷

높은 가격 때문일까요? 가죽과 스웨이드 재킷은 톰 포드(TOM FORD)와 같은 럭셔리 디자이너의 에센셜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고급 레더의 활용과 완성도 높은 마감처리를 통해 더욱 세련된 실루엣으로 재탄생했죠.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는 누벅 가죽 플라이트 재킷을 입는다면,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이 아이템의 수준에 걸맞은 스타일링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톰 포드의 스웨이드 재킷과 낡은 청바지를 매치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안 어울리겠죠? 그 대신, 브루넬로 쿠치넬리(Brunello Cucinelli)의 핀스트라이프 팬츠와 더 로우(The Row)의 셔츠 그리고 노샘프턴의 유명 슈즈 메이커 트리커즈(Tricker’s)의 더비 슈즈로 클래식한 룩을 연출하는 게 좋습니다.
액세서리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아름다운 브라운 가죽 소재로 된 벨루티(Berluti)의 브리프 케이스부터 라이트 브라운 컬러 다이얼이 매력적인 벨앤로스(Bell & Ross)의 파인 워치로 조화롭게 녹아드는 컬러 팔레트를 완성하시길 추천합니다.
03.
카 코트

마지막으로, 최근 많은 디자이너의 사랑을 받는 카 코트를 소개할게요. 중간 길이의 스트레이트 컷 재킷으로,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처음 인기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소개한 두 가지 스타일보다 차분한 멋을 선사하죠. 더블린 태생의 런던 출신 디자이너 시몬 로샤(Simone Rocha)가 선보이는 오버사이즈 카 코트가 좋은 예시입니다.
가죽의 볼륨감이 만들어 내는 드라마틱한 실루엣이 카 코트의 매력 포인트이죠. 그렇기에 격식 있는 자리에도 잘 어울립니다. 한국 디자이너 지용킴(Jiyong Kim)의 블리치 데님 셔츠를 민소매 티셔츠 위에 레이어링하고,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의 블랙 테일러드 팬츠와 매치해 보세요. 여기에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의 페이턴트 가죽 페니 로퍼, 혹은 아크네 스튜디오의 실버 톤 체인 네크리스 등 액세서리와 파인 주얼리를 더해 감각적인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