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URNAL

패션은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역할을 수행하곤 하죠. 적군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고안된 카무플라주는 역설적으로 오늘날 가장 돋보이는 프린트가 되었는데요. 원래 의도대로 전장에서 착용하면 수풀과 나무, 눈, 모래, 바위의 모양과 색상을 활용한 밀리터리 패턴으로써 탁월한 은신 효과를 지닙니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얘기가 다르죠. 빌딩 숲의 날카로운 모서리와 무채색의 경관은 카무플라주 패턴이 유독 눈에 띄게 만드는데요. 기차역 앞 수많은 인파 중에서도 휴가 나온 군인들에 시선이 가는 것도 다 이런 이유겠고요.
카무플라주는 시각적으로 복잡하기 때문에 자칫 난해해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적재적소에 전략적으로 배치해야 하는데요. 강인한 밀리터리 무드를 연출하고 싶다고 해도 딱 하나의 아이템만 골라 입기를 추천합니다. 예비역 훈련을 갔다 온 것처럼 보이고 싶은 게 아니라면 말이죠. 카무플라주를 멋스럽게 입는 세 가지 방법을 아래에서 확인하세요.
01.
팬츠

카무플라주는 남성복 단골 패턴 중 하나입니다. 블레이저와 스니커즈 등 다양한 아이템에 잘 어울리기 때문이죠. 그중에서도 카고 팬츠는 특히 카무플라주 패턴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데요. 군복에서 유래한 스타일로 그 뿌리를 함께하거든요. 한편, 스트레이트 팬츠는 보다 정제된 캐주얼 룩을 연출하기에 좋습니다. 클래식한 밀리터리 그린 컬러의 팜 엔젤스(Palm Angels) 카모 팬츠가 그 예이죠. 청키한 고무 솔이 특징인 구찌(Gucci)의 부츠를 함께 추천합니다.
상의는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의 화이트 티셔츠에 체리 엘에이(CHERRY LA)의 체크 셔츠를 레이어드해서 캐주얼한 분위기를 주어보세요. 로에베(LOEWE)의 올리브 그린 크로스 백은 카모 팬츠와 상응하며 스타일의 완성도를 높여줍니다.
02.
액세서리

팬츠나 재킷처럼 큰 면적을 차지하는 아이템 또는 현란한 색채의 카무플라주는 전체적인 룩을 장악하곤 하죠. 반면 카무플라주 패턴의 액세서리는 은근한 포인트로서 스타일에 개성을 더하기 좋은데요. 모노크롬 카모 프린트로 조용한 존재감을 뽐내는 포터 요시다(Porter-Yoshida & Co)의 립스톱 나일론 토트 백을 눈여겨보세요.
절제된 디테일이 돋보일 수 있도록, 나머지 아이템을 뉴트럴 톤으로 고르길 추천합니다. 이를테면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의 베이지 컬러 코튼 캔버스 재킷이나 세퍼(Séfr)의 실크 셔츠로 상의를 연출하는 거죠. 하의는 로에베의 데님 진을, 슈즈는 유케텐(Yuketen)의 클래식 페니 로퍼를 추천합니다. 액세서리는 메탈릭 톤의 올리버 피플스(Oliver Peoples) 선글라스와 톰 우드(Tom Wood)의 체인 브레이슬릿, 로로피아나(Loro Piana)의 실버 버클 스웨이드 벨트를 매치해 보세요.
03.
헌팅 재킷

카무플라주가 항상 밀리터리 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죠. 컬트적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의 아웃도어 브랜드 스노우피크(Snow Peak)는 생동감 넘치는 카무플라주 패턴의 헌팅 재킷을 선보였는데요. 고프코어 트렌드를 좇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존 엘리엇(John Elliott)의 카키 쇼츠와 겐조(KENZO)의 티셔츠, 아식스(Asics)의 트레일 러닝 슈즈와 함께 연출해 보세요. 액세서리는 오어슬로우(OrSlow)의 버킷 햇과 발렌시아가(Balenciaga)의 선글라스 그리고 캐피탈(KAPITAL)의 반다나를 제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