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URNAL

게타리아 엘카노의 넙치 구이. 사진 제공: 엘카노
셰프이자 탐험가였던 고 앤서니 부르댕은 본인의 책에 이렇게 적었죠. “음식은 우리의 모든 것이다. 우리의 고향이자 민족이며, 우리의 할머니다.” 여행에 이를 적용하자면, 현지 음식을 맛본다는 것은 곧 그 도시의 역사와 정서를 혀끝으로 느끼는 것이라 볼 수 있는데요. 여러 인종과 민족, 문화가 뒤섞여 하나로 동화된 메트로폴리스의 퓨전 요리부터 대를 이어 전해져 오는 전통 요리와 새로운 미식 문화를 선도하는 트렌디한 레스토랑까지, 미스터포터가 다채로운 풍미와 경험을 제공하는 전 세계의 미식 성지를 소개합니다. 여행 전 방문할 맛집 리스트부터 계획하는 미식가라면, 이 스토리를 주목하세요.
01.
그리스 아테네

왼쪽: 리누 숨바시스의 바 테이블, 사진: Yannis Drakoulidis. 오른쪽: 리누 숨바시스의 야생 버섯을 곁들인 콩 스프 요리, 사진: Ifigeneia Philopoulo. 사진 제공: 리누 숨바시스
알아야 할 것: 멕시코 시티는 규모가 워낙 커서 수많은 맛집과 타코 트럭을 모두 방문하려면 평생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메뉴만큼이나 셰프의 명성이 중요한 도시로 유명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려면 일찌감치 테이블을 예약하세요. 예약 없이 방문했다가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으니까요.
추천 레스토랑: 아테네의 힙스터 동네, 프시리에 위치한 리누 숨바시스(Linou Soumpasis)는 자칭 ‘뉴에이지 타베르나’로서 신선한 해산물과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 세련된 인테리어로 주목받는 레스토랑입니다. 한편 세이셸(Seychelles)은 색다른 메제(지중해식 플래터) 메뉴를 선보이는데요, 매일 바뀌는 모던한 요리를 제공하죠. 피타(Phita)는 제철 음식을 선보이는 타베르나로 정어리와 구운 콩 요리 그리고 쌀과 양파로 속을 채운 포도나무잎 쌈과 생선 타르타르가 유명합니다. 그리스식 꼬치 요리인 수블라키는 볼비(Volvi)에서 먹어보세요. 육류 시장 옆에 위치한 구멍가게이지만, 현지에서 조달한 질 좋은 고기로 아테네에서 가장 맛있는 꼬치를 구워 팔고 있거든요. 석쇠 대신 화학 물질이 없는 숯을 사용해서 구워내는 꼬치라 제대로 된 불맛을 느낄 수 있죠.
02.
멕시코 멕시코 시티

왼쪽: 막시모 비스트로의 치킨 리조또, 사진: Alejandro Yanes. 막시모 비스트로 제공. 오른쪽: 에스퀴나 코뮌의 인테리어, 사진 제공: 에스퀴나 코뮌
알아야 할 것: 멕시코 시티는 규모가 워낙 커서 수많은 맛집과 타코 트럭을 모두 방문하려면 평생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메뉴만큼이나 셰프의 명성이 중요한 도시로 유명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려면 일찌감치 테이블을 예약하세요. 예약 없이 방문했다가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으니까요.
추천 레스토랑: 멕시코 시티는 수많은 스타 셰프의 본거지로서, 미식 여행이라는 테마에 가장 잘 어울리는 도시 중 하나입니다. 아나 곤잘레스 세라노 셰프의 가정집 한에 위치한 에스키나 코문(Esquina Comun)은 세련되고도 진정성 있는 요리를 선보입니다. 수상 경력에 빛나는 에두아르도 가르시아 셰프의 맥시모 비스트로(Máximo Bistrot)에서는 구운 문어와 고구마 요리를 주문해 보세요. 멕시코 시티 최초로 미슐랭 스타 후보에 오른 퀸토닐(Quintonil)은 멕시코 최고의 셰프로 꼽히는 호르헤 발레호가 이끄는 레스토랑입니다. 아몬드 퓌레를 곁들인 육감적인 소고리찜은 오랜 대기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환상적인 미식 경험을 제공하죠. 세계적인 레스토랑을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푸졸(Pujol)은 7코스 테이스팅 메뉴로 수준 높은 파인다이닝 경험을 제공합니다. 멕시코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바로 길거리 음식일텐데요. 로컬이 사랑하는 돼지고기 요리 차모로는 엘 셀라(El Sella), 타코는 로스 코쿠요스(Los Cocuyos)를 추천할게요.
04.
모로코 마라케시

왼쪽: 노마드의 메제. 오른쪽: 노마드의 루프탑. 사진 제공: 노마드
알아야 할 것: 마라케시는 지난 10년간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도시 중 하나입니다. 북아프리카의 문화 중심지로서 관광 산업의 급격한 성장에 부응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이죠. 이국적인 향기와 매혹적인 텍스타일이 넘실대는 전통 시장과 웅장하고 활기찬 광장 사이에서 조용히 미식 혁명을 일으킨 신생 레스토랑들을 찾아보세요.
추천 레스토랑: 노마드(Nomad)는 메디나의 오래된 4층짜리 카펫 가게에 터를 잡고 있는 트렌디한 레스토랑입니다. 마라케시 전역에서 모던한 미식 문화를 이끌고 있는 카말 라프티미 셰프가 최근 문을 연 식당이죠. 이곳에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마라케시 요리를 경험해 보세요. 하리사 마요네즈를 곁들인 육즙이 가득한 모로코 양고기 버거를 특히 추천합니다. 진정한 마라케시 전통 요리를 경험하고 싶으시다고요? 뚝배기에서 몇 시간씩 고아낸 스튜, 탕지아를 추천할게요. 제마 엘프나 광장 근처의 메추이 알리(Mechoui Alley)는 도시에서 으뜸가는 탕지아 레스토랑인데요. 연한 양고기와 채소 쿠스쿠스 요리인 메추이로도 유명합니다. 특별한 저녁을 위한 팬시한 레스토랑을 찾고 있다면, 라 메종 아랍(La Maison Arabe)을 방문해 보세요. 낭만적인 중정에서 고급스러운 베르베르 메뉴와 채소 타진을 선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세련되고도 전통적인 분위기의 알 파시아(Al Fassia)에 들려 바삭바삭한 비빌라 고기 파이를 먹어보세요.
05.
레바논 베이루트

왼쪽: 바론의 카운터. 오른쪽: 바론의 할루미 요리. 사진: Myriam Bouls, 바론 제공
알아야 할 것: 베이루트는 중동에서 가장 다양한 미식을 경험할 수 있는 도시 중 하나입니다. 자이투나이 베이에서는 호화로운 파인 다이닝을 맛볼 수 있는가 하면, 사람 냄새 나는 함라에는 샤와르마 레스토랑이 곳곳에 있죠. 트렌디한 젬메이즈와 마르 미카엘 지구에는 모던한 입맛을 만족시킬 힙한 레스토랑이 줄지어 있죠.
추천 레스토랑: 마르 미카엘의 타울렛(Tawlet)은 농장에서 직송된 신선한 재료로 매주 변화하는 메뉴를 선보이는데요. 레바논 전역의 마을에서 온 여성들이 직접 디자인한 메뉴를 선보여 색다른 미식 경험을 찾고 계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편안하고도 멋스러운 분위기의 메지안(Mezyan)은 트렌디한 로컬들이 모이는 곳으로, 고기로 속을 채운 불구르 시가인 키베 등 전통 요리를 모던하게 재해석합니다. 한편, 바론(Baron)은 퓨전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인데요. 민트와 겨자씨를 뿌려 하룻밤 동안 천천히 익힌 양고기는 정기적으로 신문에 오를 정도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죠. 팔라펠 맛집을 찾고 계시다고요? 사이훈 형제가 운영하는 팔라펠 가게를 찾아보세요. 사이가 좋지 않은 두 형제가 각자 차린 가게로 로컬들 사이에서도 어디가 더 맛있는지 논쟁이 번번하죠. 부르즈 하무드의 아르메니아 전통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잊지 마세요. 바스터마 마노(Basterma Mano)의 매콤한 소세지 랩과 가자(Ghazar) 베이커리의 타히니 빵을 추천합니다.
06.
프랑스 리옹

왼쪽: 레 아포티샤르의 버베나와 함께 삶은 랑구스틴, 구운 흑미, 오이 소스와 허브, 여름 꽃. 사진: Thomas Dhellemmes. 오른쪽: 레 아포티샤르의 인테리어. 사진: Nicolas Villion. 사진 제공: 레 아포티샤르
알아야 할 것: 프랑스의 미식 수도는 파리가 아닌 리옹으로 여겨지는데요. 아름다운 르네상스 도시에서 깅엄 패턴의 식탁보가 깔린 아기자기한 부숑 타번을 방문해 보세요. 버터와 치즈의 진득한 풍미가 일품인 알파인 요리와 함께 단단한 바디감이 느껴지는 론 와인을 즐겨보세요. 세계 셰프 올림픽인 보퀴즈 도르를 개최하는 도시답게 음식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추천 레스토랑: 정통 부숑 맛집을 찾고 계신가요? 셰 조르주(Chez Georges), 카페 레 페데레이션(Café les Fédérations), 르 가렛(Le Garet)을 찾아보세요. 안두일레트 소시지, 코코뱅, 케넬 등 대표적인 부숑 메뉴를 잘하는 곳으로 유명하거든요. 도시 중심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위치한 라베르주(L'Auberge) 레스토랑은 고 폴 보쿠즈 셰프가 운영했던 곳으로 농염한 버터 향이 특징인 에스코피에 시대의 요리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스타 셰프인 다니엘 불루와 조엘 로부숑의 요리 스승의 혼이 담긴 공간에서 진정한 프렌치 파인 다이닝을 경험해 보세요. 리옹에서는 정통 프랑스 요리 이외에도 즐길 거리가 많은데요. 레 아포티샤르(Les Apothicaires)는 일식과 북유럽 요리를 창의적으로 조화시킨 메뉴를 선보입니다. 마티유 로스탱-티야르가 이끄는 카페 시옹(Café Sillon) 또한 꼭 방문해 볼 만한 공간인데요. 제철 식재료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2주마다 바뀌는 메뉴를 선보입니다. 리옹의 질 좋은 고기와 치즈, 잼을 곁들인 타르틴 토스트를 제공하는 고풍스러운 비스트로인 에피세리(L’Epicerie)에서 가벼운 점심 식사를 즐겨보는 것도 놓치지 마세요.
07.
이탈리아 볼로냐

왼쪽: 트라토리아 다 메. 오른쪽: 트라토리아 다 메의 라구, 포르치니, 송로버섯을 곁들인 마체론치노 알 토치오 파스타. 사진 제공: 트라토리아 다 메
알아야 할 것: 볼로냐는 이탈리아에서 ‘라 그라사’, 즉 뚱뚱한 도시라고 불리곤 합니다. 에밀리아 로마냐의 비옥한 토지 덕분에 파마산, 파르마 햄, 모타델라, 발사믹 식초와 같은 수많은 특산품이 생산되는 곳이기 때문이죠. 은은한 촛불이 켜진 낭만적인 트라토리아에서 전통적인 이탈리아 요리를 맛보세요.
추천 레스토랑: 미슐랭 스타에 빛나는 이 포르티치(I Portici)는 볼로냐를 대표하는 미식 성지입니다. 소박한 에밀리아 요리를 고급스럽게 재해석한 파인 다이닝을 경험해 보세요. 다 메(Da Me) 트라토리아는 탈리아텔레 알 라구와 일요일에만 주문할 수 있는 풍미 가득한 라자냐가 유명합니다. 트라토리아 베르토치(Trattoria Bertozzi)에서는 현지 와인과 콜드 컷(파마산 크림을 얹은 그라미냐 마카로니)을 즐겨보세요. 간단한 간식을 찾고 계신가요? 메르카토 델레 에르베 푸드 마켓에 위치한 폴페테 에 크레센티네(Polpette e Crescentine)는 볼로냐의 신선하고 부드러운 스콰케로네 치즈와 얇게 썬 절인 고기와 함께 살짝 소금에 절인 반죽을 튀긴 크레센티네 프리트를 맛볼 수 있는 최고의 레스토랑입니다. 마조레 광장에 있는 피그로(Pigro)에서 모타델라 샌드위치도 꼭 드셔보세요.